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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루어낚시

승봉도여행

 

 

 

몇 년전 초가을로 접어 들 무렵

야근을 마친 용감한 삼총사.

평소보다 일찍 마무리를 하고 대부도 방아머리선착장으로 달린다.

20년 터울의 낚시친구다. 이분이 얼마 전 나와 함께  바로 잉어 94센치를 낚았던 인물이지.

그날 나는 곁에서 라면 끓이다가 발등을 데는 바람에 일주일정도 고생해야 했다.

 

원래 잉어꾼들은 나 같은 루어낚시족보다 짐이 많이 필요하다는 거.

한 번 출조하면 독한 인간들은 한달씩도 장박하고 그런다.

때문에 자가용겸 캠핑카겸해서 1톤 봉고를 호로씌우고 의자,이불,취사도구 온갖 잡동사니를

죄다 싫고 다니기에 그 차를 가지고 섬에 들어가게 되면 식비며 숙박비를 아낄수 있겠단 꼼수로

이 잉어족 형님을 꼬드겨 가지고 방아머리에서 한시간 반을 가는 아침 9시 승봉도행 배에 차와 함께 몸을 실었다.

 

섬여행을 차를 가지고 가면 이거저거 참 편리한 게 많다.

섬이란 그저 평평한 곳이 아니고 웬만한 뒷동산을 생각하면 될 정도로 경사진 지형. 때문에 걸어서 이동하다 보면,

이건 머 등산을 하는 건지 낚시를 하는 건지 금방 지쳐 버리고 그저 물있는 곳에 고기있는 것도 절대 아니라

전인미답의 나만의 포인트를 찾아 헤매는 이름하여 우리는 이걸 전투낚시라 부른다.

 

이 형님을 꼬드겨가지고 평소 꿈도 못 꾸던 포인트까지 이동했다. 때는 오전 11시가 조금 넘어선다.

적당한 해변에다가 차를 세우고 베이스캠프를 차린다.

 

"동생들~~. 난 이곳에서,,점심준비 할 테니, 얼릉 가서 매운탕거리나 후딱 잡아오소~~"

 

적당한 갯바위를 찾아 열심히 이동. 3인치 지그헤드 채비를 날려 보지만 전혀 소식이 없다.

다른 동료도 마찬가지.

 

"어~? 이상하다,,분명히 들물 포인트라고 했는데~~ㅠㅠ"

 

한 30분을 캐스팅해 보지만 전혀 반응이 없고,,일단 점심이나 먹고 다른 곳으로 이동하기로 결정

라면을 끓여 후딱 해치웠는데

 

............................!!!!!!!!!!!!!!!!!!!!

 

"이런!!!! 조 땠다~~~~~~~~"

 

차가 모래사장에 빠져 버렸다.

꼼짝할 수 없는 상황이다. 물은 점점 해변으로 가까워지고 대략 난감이 아니고 응급상황이다.

승봉도는 그래도 제법 큰 섬이라 어떻게 어떻게 연락을 취해보니 승봉도리 이장님과 통화가 되고 포크레인 하나를

보내주신단다.자주 있는 일이라고.

 

잠시 후,

끼릭끼릭 소리를 내며 다가오는 포크레인 자주 해 본 일이라는 듯, 씨~익 한 번 웃더니 흥정을 한다.

어~~이 기계한 번 움직이면 기름이 얼마나 든다는 둥 거기를 왜 들어갔냐는 둥 뜸을 들인다.

성질 급한 나. 바닷물은 자꾸 차오르는 데 ㅠㅠ 

 

"그래서 얼마 달라는 건데요~~?" 하고 부드럽게? 말씀을 여쭈었다.(ㅋㅋ,회칼을 들고 있었당~~^^;;)

 

대뜸 살짝 눈치를 보더니

 

"7만원~~" 이란다.

 

'이그~~~시방 천만원 짜리 차가 날라가게 생겼고만 그깟 7만원이 문제겠냐?'

 

그런 우여곡절을 격으며 하루 밤 섬에서의 낚시, 그리고 만찬ㅎㅎ

 

다음 날,,,,돌아오기 위해 선착장으로 좀 일찍 나왔다.

배를 기다리며 한 쪽에 차를 세우고 아침식사겸 해장 술을 한 잔 하고 있었다. 안주는 어제잡은 우럭 노래미

그리고 미끼로 쓰다 남은 물오징어를 살짝 데친 거. 캠핑용 식탁을 차가 만들어 주는 그늘에 붙이고 비워가는

소주병들. 갑자기 청춘 남녀 한 커플이 우리를 지나치다가 포장쳐진 우리 트럭을 들여다 본다. 그리고 우리

차 주인장,당시 57세의 연로하신 큰 형님께

 

"아저씨~~~~~여기 해삼은 안 팔아요~??"

 

우리 20년 터울의 삼총사는,,,,그날 ,,,완전 뒤집어졌다...ㅋ,,,그리고,,그 분들께,,소주 한잔씩,,그리고,,안주도 대접해 드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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