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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루어낚시

경천지 올해 첫 보팅

아직은 조금 이를텐데..가? 말어?

밤새 고민 좀 했단다. 일기예보도 영 만족스럽지 않다. 아침 최저기온 2도, 낮 최고기온 12도, 내일 아침 비 올 확율 60%다.

산수장 가든으로 전화를 넣었다. 고기 좀 나오나요? 뭐요? 배스요~. 배스는 잘 모르겠는데...

에라~~꽝 치더라도 바람 좀 쐬러 가자. 허구헌날 되도 않는 방구석 인터넷 낚시병, 그거  좀 고치려면 본업에 충실해야 한다.

조금은 늦은 아침식사를 허겁지겁 때우고, 우리 클럽 살림살이를 죄다 모아 둔, (컨테이너 하나 논길 가운데 놓아 두고 언제 민원이 들어와서 다른 곳으로 옮겨야 할까 조마조마한 거다.) 창고에서 배를 꺼내 트렁크에 싣고 달려간 고속도로에 오르자 마자

차가 섰다. 이런 니기미..아차! 오늘은 토요일이었다.

 

 

평소 두시간도 채 안 걸리는 거리를 거의 세시간만에 도착해서 배를 펴는데..

겨우내 운동부족이 여실히 드러난다. 허리가 욱신욱신...현재시간 14:00  군데군데 떠 있는 낚시배 서너대가 보인다.

역시 아직은 이른 거였나?  하늘도 잔뜩 흐리고 물속에 잠긴 나무가지들에 이제 겨우 새순이 돋아나고 있다.

 

 

물 위에서 보이는 대로 찍어봤는데..

사진따위 원래 찍지 않고 다녔거든...ㅋㅋ

실제 물위에 서 보면 정말 좋은데~~~사진으로 설명할 방법이 없네~~ㅋㅋㅋㅋ

 

 

죄다 라이트 장비로만 챙겼다. 한 마리라도 손맛을 오래오래 제대로 보려고 스풀도 최대한 풀어 놓는 꼼수까지...^^;;

 

 

보이는 선착장 바로 옆이 이전 글에서 소개한 산수장 가든이다.

전국에서 붕어찜이 가장 맛있는 집이면서, 묵은지 닭볶음탕은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집이다.

 

 

완전히 만수위에 바람을 피해 간 곳..

작년 가을 20연타를 기록했던 최상류 수몰나무지역에서

텍사스 리그에 나와 준 녀석. 오후 5시 드디어 꽝은 면했다. ㅋㅋㅋ

 

 

조금 더 상류로 치고 올라가다 보니 제법 씨알이 굵은 녀석이 반겨준다. 오호라~~~니덜 다 죽었어~~~~ㅋㅋ

 

제법 거센 바람이 터져 악전고투 중에 나와 제대로 힘을 써준 녀석..45센치 정도 되는데 셀카라...좀 더 커 보일껄? ㅋㅋㅋ

반갑다~배스야~! 이제 밥 먹으러 들어가서 내일 아침에 다시 올테니 즐겁게 놀아 줘야 한다? ㅋ

 

 

 

미리 주문해 둔 토종닭 백숙이다. 혼자 이걸 다 먹느냐고?

이걸 어떻게 다 먹냐..

닭다리, 날개, 닭발, 똥집, 그리고 마지막으로 작은 귤만한 크기의 닭간까지만 먹는거다. 맛있는 곳만 골라 먹는다. 난..ㅋㅋ

이슬이 두병은 행복한 첫 날 낚시의 화룡점정이다..^^

그리고 따뜻한 이 방에서 잠을 잔다. 심야전기 보일러가 빵빵하게 들어와 뻐근한 허리를 지지면서..ㅋㅋ

 

 

4시 30분 쯤 눈을 뜨니, 아직 사방이 어둡다.

화장실에서 볼 일 좀 보고 친구의 댓글에 답글도 달고 하다보니 여명이 비춰오고 다시 배를 몰아 나간다.

바람 한 점 없는 고요한 호수의 새벽..운치 있다..낚시의 즐거움 중에 빼 놓을 수 없는 거지만 ..이 사진은 이미 그 시간은 지난 뒤다.

고기들이 움직일 시간에는 낚시를 해야 하기에..

 

 

어제 그 포인트다.

역시 해답은 이 곳이었고, 어제 오후 바람에 밀려나는 배를 고정하려 가이드를 움직일 필요도 없다.

7시경 피딩타임이 시작되었다. 던지는 대로 받아먹는 녀석들, 약 삼십분 동안 십여 수의 조과가 이어졌다.

사진은 딱 한장만 찍었다. 첫 출조에 이런 행운은 기대하지도 않았는데..ㅎㅎ

 

 

 

이제 곧 저 산에 푸른 옷이 입혀질 거다.

올해는 이 곳을 몇 번을 더 찾게 될지..언제나 재미난 여행의 추억을 안겨주는 곳이다. 나에게 경천지란..^^

 

 

 

11시 쯤 배를 접고 에피소드 하나..)

돌아온 선착장 근처로 나보다 몇 살은 더 먹어 보이는 데 맞을거다. 낚시꾼이 분명해 보이지만 낚시대는 싣지 않고,

내 또래로 보이는 누나를 실었다. 이리 비틀고 저리 비트는 보팅스킬에 즐거워 보이는 누나의 표정..부럽다. 젠장~

이미 방전된 체력에 낑낑 대며 배를 접고 산수장가든에서 붕어 몇 마리 사 가려고 들리는데,

식당 앞 그네벤치에 반 누운 자세로 그 누나가 흔들흔들 망중한을 즐기고 있다.

 

"안녕하세요~^^"

 

약간 수줍은 듯?

"네~~안녕하세요..왜 벌써 가시는 거에요?"

 

"아! 전 어제 왔었거든요. 이제 고기 잡으려면 저녁까지 기다려야 하거든요. 일찍 올라가서 쉬어야죠.^^)

 

무언가를 주문하러 갔던  아저씨가 반갑게 인사를 건넨다. 낚시꾼들의 관심사야 뻔한 거거든.

 

"많이 잡으셨나요?"

"네~~아침에 꽤나 손맛 좀 봤네요...근데..에효~~~나도 담에는 애인 델구 와야지~~~ㅠㅠ"

 

누나의 얼굴이 순간 배시시~~붉어지고

그 아자씨..ㅋㅋ 거리며...

 

"거봐~~~남들 눈에는 그렇게 보인다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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