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8년 가을 이 앨범이 발매 되었다.
가로수 그늘 아래 서면..
난 이 노래보다 '시를 위한 시'...그 노래를 더 좋아했던 걸로 기억하는데..
하계 올림픽이 있던 해였다. 미국의 시청자들을 위해 실시했던 서머타임으로 인해
밤 아홉시까지 환히 밝았던 여름..
난 학교에서 돌아오고 저녁밥을 먹고 나면 어김없이 농구공을 들고서 집 근처
남중학교에서 동네 형들과 어울려 농구에 열중했다.
나보다 세살이 많던 아랫집 또래 중에서도 가장 뛰어난 실력을 자랑하던
그 형의 멋들어진 폼을 빠짐없이 관찰하고 흉내를 내던
나 역시 또래에서 가장 뛰어난 선수가 되어갔다.
먼지가 풀풀 솟아 오르던 그 맨운동장 구석에서
강하게 튕겨나온 농구공에 애써 기르던 손톱이 부러지고 손가락이 퉁퉁 부어오를만큼
마디마디 삐어 아프기도 했지만 골대를 향해 드리블, 패스로 상대방을 제치고 달려가는 게
어쩌면 그리도 재미가 있었는지..
어느 날 아버지는 내가 애지중지하던 그 농구공을 부엌칼을 가져다가 찢어버리셨다.
하지만..
난 여전히 농구에 미쳐 점점 떨어지던 성적에는 전혀 아랑곳하지 않았다.
심지어 남들 다 가던 수학여행마저도 농구가 하고 싶어서 가질 않았으니까...
그리고 몇 해가 지나고..
육군사관학교에 가 있던 그 형이 휴가를 받아 다시 보게 되었을 때..
나보다 목 하나가 더 컸던 그 형을 내가 내려다 보고 있었다..
라일락 꽃향기 맡으면 잊을 수 없는 기억에
햇살 가득 눈부신 슬픔 안고 버스 창가에 기대 우네
가로수 그늘 아래 서면 떠나가는 그대 모습
어느 찬비 흩날린 가을 오면 아침 찬바람에 지우지
이렇게도 아름다운 세상 잊지 않으리 내가 사랑한 얘기
여위어가는 가로수 그늘 밑 그 향기 더하는데
아름다운 세상 너는 알았지 내가 사랑한 모습
저 별이 지는 가로수 하늘 밑 그 향기 더하는데
가로수 그늘 아래 서면 떠나가는 그대 모습
어느 찬비 흩날린 가을 오면 아침 찬바람에 지우지
이렇게도 아름다운 세상 잊지 않으리 내가 사랑한 얘기
여위어 가는 가로수 그늘 밑 그 향기 더하는데
아름다운 세상 너는 알았지 내가 사랑한 모습
저 별이 지는 가로수 하늘 밑 그 향기 더하는데
내가 사랑한 그대는 아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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