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천항 지도호 참돔조행기
한달전쯤에 클럽후배 녀석이 갑자기 전화가 오더라고..
"형님..광어나 한번 치러 가시죠"
"어..그래..어데 근무좀 확인..아니 그냥 무조건 콜이다.."
주말에는 서해안쪽에서 낚시꾼들 태우고 나가는 배가 엄청시리 많아..
본격 시즌이라..좀 유명한 배들은 거의 두달치 예약분이 완료되어 있을 정도..
이 녀석이 우리 클럽에서 젤루 부르조아 낚시꾼이거든..480콤비보트에 60마력 선외기엔진까지 가지고 있는 넘..
대충 이정도 사양이면 울같은 루어낚시족에겐 거의 꿈의 옵션이라할 수 있지..4명이서 타고 바다위를 55km정도로 질주할 수 있는 사양이라고..물론 진짜 전문가들은
전문보트..(대충 중고가가 3만불정도..)를 가진애덜..얘들은 거의 낚시를 생업으로 하는 애덜이니까...패스..
이번엔 걔네 가족..아들 둘(16살 12살 장가는 디럽게 빨리간넘..ㅋ) 포함해서..이 죄다 간다고..같이 가자고 꼬드기는거야..아직 어린애들을 지 배에 태우자니..아무래도 좁은 보트에선 무리거든..바다위에서 젤루 깝깝한게..생리현상을 해결하는 문제거든..
그리고 먹는 문제..뜨거운 햇살도 피하기에는 지 와이프도 걸리고..싶어서 보령항에서 젤루 유명한 14인승 전문 낚시배를 예약했어..울 클럽 놈팽이 3명과 걔네 가족4명 이렇게..그리고 나머지 7명은 다른 팀..그니까 이 배엔 선두에 다른팀과 선미에 우리팀이 각자 나뉘어서 낚시를 하는거야..
근데..아침에 선장이 운영하는 낚시가게에 죄다 모였는데..갑자기..참돔을 주로 낚으러 갈테니..타이라바를 준비하랜다..잘 모를테지..ㅠㅠ
광어 다운샷 낚시는 참돔낚시에 비해 굉장히 쉬운 낚시방법이야..
선장이 알아서 포인트에 서주고 신호하면 일제히 채비를 내려서 들었다 놨다..일명 고패질 몇 번이면 초보들도 쉽게 입질을 받을 수가 있거든..물론 숙련된 전문가와의 차이는 분명히 있지만..
애초에 이 녀석이 예약할 당시엔 다운샷하기로 하고 예약을 했는데..저쪽 팀에서 우째우째해가지고..주 대상어가 바뀐거 같더라고..글구 선장넘이 참돔을 선호하더라고..
당연히 광어보단 참돔이 훨씬 대상어로서의 매력은 높은게 사실이라...그리고...한 번도 도전하지 않았던 종목에 대한 설레임으로 오케!!!하고서 새벽5시 반쯤 출항하고 포인트 도착..본격낚시 돌입..
근데..입질이 없네?..낚시잡지를 정기구독하는 나는 경험은 없지만..그래도 이론으론 제대로 무장되어서 쉽게 잡을 줄 알았는데...개뿔...도무지 감이 오질 않는거야..
낚시라는게 크건 작건..대상어종이건 아니건...그래도 입질이라도 있어야 재미가 있는건데..지루하기 이를데 없는 느린 릴링과 아무런 반응없는 시간이 계속되니..진짜 맨땅에 헤딩하는 기분..
다른 사람들도 모두..마찬가지..갑자기 선장이 한마디 한다..
"어제도 참돔은 자기가 두마리..배에 사무장(손님들 잔일거리 도와주는)이 한마리 이렇게 세마리 나왔지만,
오늘은 어제보단 조황이 갠찮을 거니 열심히들 해보세요~~"
'니미..그럼..손님들은 죄다 꽝 맞아서 돌아갔단 야그잖어~~~조땟다 이거..'
조금시간이 지나자..벌써..후배녀석 와이프 표정이 이상하다..
그녀도 제법 광어낚시 매니아인데,,참돔낚시는 처음..애덜 두넘이 시작한지 얼마되지도 않아..선실로 겨 들어가서 불퉁댔나 보더라구..머...고기가 잡히덜 않으니..아니..입질조차 없는데..당연하겠지..
후배넘 옆구릴 쿡 찔르고 사연을 물어보니..우리가 광어낚으러 왔지,,참돔 낚으러 왔냐고..대체 예약을 어떻게 했냐고 만만헌 지 신랑한테 쿠사리를 좀 주었나 보더라구..에구..이래서 내가 마눌은 어데 델구 다니지 않지..ㅋㅋㅋ
고기가 잡히질 않으니..손님들도 조바심이 나기는 마찬가지인지라...선장한테..다운샷포인트로 갈것을 부탁하자..좀 마뜩찮다는 표정이지만..손님은 왕이잖아..선장이 많이 친절하더라구..사무장도..
그럼..지금은 조류가 죽어서 좀 확률이 떨어지니 잠시 광어,우럭 포인트로 이동해서 오후에 조류가 나아지면 다시 참돔낚시를 하자고 하고..광어포인트로 이동...이때부터..광어,우럭이 나와주니 좀 활기를 찾는 듯...
근데 선장 말대로 고기들이 좀 작아..제수씨도 몇마리 잡아내더니 기분이 좋아진거 같더라구..우럭,광어,놀래미로 손맛이라도 보니..좀..역시..낚시는 머라도 잡혀야 재미가 있거든..이미..흥미를 잃어버린 애덜은 그냥 포기하고 선실에서 잠만 자고..
점심을 대충먹고..다시 참돔포인트로 이동했는데..젠장..똑같은 거야..안 나온다고..갑자기
친구넘한테 40센치급(일명 상사리)가 한마리가 걸렸는데...요상황이 우낀게..그냥 갯지렁이를 달아서 던져 놓은 채비에 눈먼 참돔이가 걸려들어서 뻐근한 허리두드려 가면서 열심히 릴링하면서 낚시한 우리를 경악시켰지...ㅠㅠ
에라...오전에 광어,우럭이라도 손맛봤으니..되았다..난 포기다 싶어서..2시쯤 선실로 들어가서..한숨 잤어..전날 한숨도 안자고 오천항까지 와서 날을 샛더니,,집중력도 떨어지고,,짜증도 나고..그리고 깨서 3시가 넘어서 나와보니,,서너마리가 저쪽 팀에서..그리고 사무장넘이 한마리..그리고 바다상황을 보니 이제야 좀 조류가 좀 흘러가는 거 같더라고..요때가 13물때...이 설명은 패쓰..한 잠을 자서 그런지..좀 집중이 되더라구..
채비투척하고 바닥확인 천천히 릴링 세바퀴..그리고 바닥에 다시내리면서 흘러가는 조류만큼 채비이동, 바닥확인, 릴링 세바퀴,,그리고 바닥확인..계속 반복을 하는데..무언가 반응이 온다..툭!..어라?..그러고 만다..
아하!!! 감잡았어...요 타이라바라는게 바다속 뻘에 숨어있던 조개류 및 갑각류가 이동하기 위해 갑자기 튀어 오르는 걸 잡아먹으려는 물고기의 본능을 이용한 루어라는 사실이 머릿속에 스쳐가더라고..그리고..타이라바를 운용할 땐 마치 바다속에서 연을 날린다는 기분으로 해야 한다는 사실도..
몇번 입질을 받았는데..성급한 챔질 실수..서너마리가 옆 낚시꾼에게서도 나와주니..좀 더 집중이 되더라고..
그리고 곧..소식이 온다..툭,,왔다..신중히..멈추지 말고..천천히.........콱!!!! 왔어!!!!!!!!!!!!!!!!!!!!!!!!!!!!!!!!!!!!!!!!!!!!!
로드를 꽉 쥐고 릴링개시..난생 처음 느껴보는 참돔의 파워...릴의 드랙을 제대로 풀어놓아서 카본 10lb라인이래도 걱정은 없었지..이녀석이 제대로 힘을 쓸땐...띠리리릭~~~하면서 드랙을 풀고 나가고..좀 차분해 졌다 싶으면 신중하게 천천히 릴링개시..어느새 사무장녀석이 뜰채를 들고 옆에 서 있고..배위에 모든 시선은 내게 집중되어 있고..으라차찻차~~~기합까지 넣어가면서...일부러 사람들한테 자랑하는 나의 여유까지...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끌어내 보니 60센치가 조금 넘는 그래도 참돔이라고 부를수 있는 녀석이 내 품에 안긴다..그렇게 참돔 미션은 내게 나와준 그날의 최대어로 마무리하고...선창으로 돌아와서 근처 회집에 들려서 그날 잡은 조과는 큰넘은 죄다 회로 변신시키고 좀 작은 넘은 매운탕거리로..해서 친구들과 골고루 나누어서 돌아왔지..머..조행기 사진은 여따가 직접올리기 머해서..대충 내 글 어딘가에 숨겨놓았으니..알어서 찾어서 보든가 말든가..좀 찾기 힘들거야~~ㅋㅋㅋ
그날 조황은 애덜빼고 12명이서 참돔은 9마리..한마리는 사무장넘이 잡은거니..두마리 잡은 친구넘 포함해서 두마리잡은 인간 두명...고기 그거 조황사진 보면 아무나 막 잡는거 같지? 절대 고기란넘...쉽게 잡는 거 아니니..혹시라도 낚시갈 기회가 생기면 지나치게 많이 잡을 거란 기대는 접고 가는게 맞는거 같아...
기대가 크면 실망도 커지기 마련이거든..
그리고 후배녀석...헤어지기 전에 내게 몰래 한마디 건넨다...
"형님...저...집에 가면...디졌시유~~~ㅠㅠ"